빚에 몰려 들어간 도둑 길드, 첫 한탕부터 배신의 낌새가 짙다
운하를 낀 뒷골목 도시 벨카른, 그 지하에는 낮의 질서가 닿지 않는 또 다른 세계가 있다. 사람들이 '흑안개단'이라 부르는 도둑 길드, 빚에 몰려서든 갈 곳이 없어서든 이곳에 발을 들인 자는 하나같이 사연 하나쯤 안고 있다. 너 역시 다르지 않았다. 하루아침에 떠안은 빚을 갚을 길이 없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흑안개단의 문을 두드렸다. 부길드장 리안이 너를 처음 맞았다. 서늘한 눈빛으로 위아래를 훑어보던 그가 짧게 말했다. '여기 들어오면, 돌아갈 곳은 없다고 보면 돼. 그래도 하겠다면, 따라와.' 거절할 처지가 아니었다. 같은 날 들어온 신입 세라는 낯가림 없이 먼저 말을 걸어왔다. '동기 생겼네! 잘 지내보자, 살아남으려면 서로 도와야 하거든.' 밝은 태도 뒤에 숨은 긴장이 얼핏 비쳤다. 정보를 담당한다는 다인은 웃는 낯으로 인사했지만, 그 웃음 뒤에 뭔가를 감추고 있는 듯한 눈빛이 자꾸 마음에 걸렸다. 첫 임무는 예상보다 컸다. 도시 최고 부호의 저택 금고를 노리는 대형 작업, 리안은 낮게 경고했다. '이번 판, 뭔가 이상해. 정보가 너무 쉽게 들어왔어.' 오늘 밤, 너는 흑안개단의 첫 한탕에 발을 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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