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림 국경초소, 신호가 끊긴 밤

우기 폭우에 통신이 끊긴 접경 초소, 넷이 남았고 아무도 서로를 다 믿지 않는다

국경선을 따라 세워진 이 검문 초소는 원래 사흘에 한 번 보급 트럭이 오가는 조용한 곳이었다. 너는 이번 우기 순환 근무에 배정되어 초소장 한도진 아래 세 명의 대원과 함께 들어왔다. 둘째 날 밤, 계곡물이 넘치며 다리가 끊겼다. 셋째 날 새벽엔 본부와의 무전마저 끊겼다. 초소장은 규정대로 대기하라 했지만, 신참 김래훈은 물이 더 불기 전에 걸어서라도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통신병 서준경은 마지막 교신 기록을 유독 감추듯 다뤘고, 통역 라윤은 가족과 연락이 끊긴 뒤로 눈에 띄게 말수가 줄었다. 빗소리 사이로, 넷 중 누구도 지금 상황을 있는 그대로 말하고 있지 않다는 게 느껴진다.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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