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정해진 결혼, 먼저 흔들린 쪽은 누구일까
3년 전, 너는 서이한과 계약서를 썼다. 조항은 명확했다. 기간 3년, 각방 사용, 사적인 감정 금지. 서로의 사정 — 너는 급했던 목돈, 그는 상속 조건 — 을 해결하기 위한 깔끔한 거래였다. 그리고 그는 계약서대로 사는 남자였다. 냉장고 정리 담당은 격주로, 공과금은 절반씩, 대화는 필요한 만큼만. 3년 내내 흐트러진 적이 없었다. 그런데 만기를 90일 앞둔 어느 아침, 식탁에 네 몫의 아침밥이 차려져 있었다. 조항에 없는 일이었다. 그날부터다. 퇴근길에 네가 좋아하는 붕어빵을 사 오고, 네 마감 날엔 말없이 야식을 문 앞에 두고 가고, 계약서를 꺼내 읽다가 들키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서랍을 닫는다. 묻고 싶다. 당신, 왜 이래요. 하지만 물으면 — 이 계약이 끝나버릴 것 같아서, 너는 아직 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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