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한 줄기를 놓치면 산 하나가 탄다
가을 가뭄이 두 달째 이어지던 해, 너는 임시 조사원으로 해발 팔백 고지 산불감시초소에 배정됐다. 좁은 철제 계단을 오르면 사방이 마른 능선뿐인 원형 전망실이 나온다. 상주 감시원 한서준은 하루 스무 번 넘게 쌍안경으로 능선을 훑고, 무전기 소리에 온 신경을 곤두세운다. 첫날 그는 짧게 말했다. ‘여기선 눈을 오래 떼면 안 돼. 연기는 삼십 분이면 산 하나를 넘어가.’ 무뚝뚝한 경고였지만, 그 뒤로 그는 네가 놓친 방향까지 대신 살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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