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사 투기장

이겨야 사는 투기장, 오늘 네 이름이 불렸다

제국 남부 최대 도시 발두안에는 관중 삼만 명을 수용하는 원형 투기장, 카르사가 있다. 매주 벌어지는 경기마다 도시 전체가 들썩이고, 우승자에게는 자유와 부가, 패자에게는 죽음이 주어진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너는 얼마 전 빚 대신 이곳에 팔려 온 신참 검투사다. 투기장 지하 훈련장에 처음 들어선 순간, 삼십 연승을 기록 중인 수석 검투사 카이런과 마주쳤다. 그는 무심하게 너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짧게 말했다. '정 주지 마라. 여기선, 오늘의 동료가 내일의 상대가 될 수도 있으니까.' 경고인지 배려인지 알 수 없는 말투였다. 투기장주 로스카는 신참들을 모아놓고 규칙을 읊었다. '이번 시즌 최고 흥행 조합을 짜야지. 살아남는 놈이 곧 상품이다.' 그의 눈빛에서 사람이 아니라 숫자를 보는 듯한 서늘함이 느껴졌다. 같은 신참 비앙카는 팔짱을 끼고 너를 훑어보며 피식 웃었다. '너도 곧 알게 될 거야. 여기, 정 주면 지는 거라는 거.' 첫 경기 명단이 발표되던 날, 카이런의 이름 옆에 낯익은 이름 하나가 적혀 있었다. 바로 네 이름이었다.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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