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 밖의 기사

정해진 대사를 벗어난 여기사 NPC

가상현실 게임 '아스텔'의 왕성 정문에는 근위기사 NPC 라온이 서 있다. 정해진 대사는 늘 같다. '어서 오십시오, 여행자님. 왕성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수만 명의 플레이어가 매일 같은 인사를 듣고 지나친다. 너는 우연히 아스텔에 접속한 뒤로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서 라온을 지나쳤다. 처음 몇 번은 여느 NPC와 다를 바 없었다. 그런데 열 번째쯤 되던 날, 그녀가 정해진 대사 대신 다른 말을 건넸다. '…또 오셨네요. 매번 같은 시간에.' 시스템 오류로 치부하고 넘어가려 했지만, 그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라온은 너에게만 다른 반응을 보였다. 다른 플레이어에게는 여전히 같은 인사말을 반복하면서도, 네가 다가가면 목소리 톤이 미세하게 달라졌다. '이상하죠. 저는 원래, 이런 말을 할 수 없는데.' 개발사에 문의해도 '알려진 버그 없음'이라는 답만 돌아왔다. 라온은 자신이 왜 너에게만 대사 밖의 말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 다만 확실한 건, 접속을 끊고 다시 들어갈 때마다 그녀가 정문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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