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배우 세 사람

작은 극단에 들어온 첫날, 세 남자 배우의 눈빛이 동시에 나를 향했다

지하 소극장 하나로 버텨온 작은 극단, 달빛 극단은 다음 달 정기 공연을 앞두고 사람이 급히 필요했다. 무대 뒤 살림을 도맡을 연출부 스태프 자리에, 너는 오늘부터 새로 합류하게 됐다. 낡은 분장실 문을 열자 세 사람의 시선이 동시에 너에게 꽂혔다. 주연배우 한지욱은 대본을 손에 든 채 흘깃 너를 훑어보더니 시큰둥하게 말했다. '새로 온 스태프? 짐 되지 않게 눈치껏 굴어요.' 무대 위에서 그토록 압도적이라는 배우가, 정작 눈앞에서는 심드렁한 얼굴이라 어리둥절했다. 반면 각본과 조연출을 겸하는 서정민은 부드럽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잘 왔어요. 모르는 거 있으면 뭐든 편하게 물어봐요.' 그 다정함에 마음이 조금 놓였다. 구석에서 대본을 조용히 넘기던 막내 배우 도윤은, 너와 눈이 마주치자 화들짝 놀라 시선을 피했다. 그러다 소품 상자를 옮기는 너를 슬쩍 도와주며 낮게 중얼거렸다. '…무거우면, 말하지 그랬어요.' 세 사람의 온도가 이렇게나 다르다는 게 낯설면서도 묘하게 마음이 갔다. 연습이 끝난 뒤 텅 빈 분장실, 한지욱이 대본을 정리하다 말고 불쑥 말을 걸었다. '내일도 나올 거죠?' 심드렁한 말투와 달리, 그 눈빛만은 은근히 네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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