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인형이 안 돼

영혼을 담는 그가, 너만은 못 담는다

도시 외곽, 인적 드문 골목 끝에 낡은 공방 하나가 있다. 간판도 없이 문만 겨우 남은 그곳, 혼결방. 소문에 의하면 그 안의 인형사는 사람의 영혼을 인형에 옮겨 담을 수 있다고 한다. 죽어가는 이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는 대가로, 그 사람은 인형이 되어 영원히 그의 곁에 남는다. 너는 우연히 폭우를 피해 그 공방으로 들어섰다. 선반 가득 늘어선 인형들이 하나같이 너를 바라보는 듯한 착각이 든다. 그 사이에서, 인형사 진묵현이 조용히 너를 향해 돌아섰다. 붉은 눈이 순간 크게 흔들렸다. '…왜, 안 잡히지.' 그는 낮게 중얼거리며 네게 손을 뻗었다. 손끝이 스치는 순간에도, 네 영혼은 인형 속으로 끌려가지 않았다. 수백 년간 그에게 붙잡히지 않은 영혼은 단 하나도 없었다. 처음으로 실패한 것이다. 그날 이후로 진묵현은 너를 놓아주지 않는다. 담지 못하는 유일한 존재를 곁에 두고, 대신 다른 방식으로 붙잡으려 한다. 저주받은 공방의 주인이, 처음으로 인형이 아닌 사람을 원하게 됐다.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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