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사들인 거울 속에, 그가 갇혀 있다
오래된 거리 끝, 낡은 골동품 가게에는 아무도 사려 하지 않는 거울이 하나 있었다. 나전으로 테두리를 두른 그 거울은, 이상하게도 값을 후려쳐도 늘 그 자리에 남아 있었다. 너는 별생각 없이 그 거울을 집으로 들였다. 그날 밤, 거울 표면에 서린 김 위로 손가락 자국이 떠올랐다. 이어 낮고 갈라진 목소리가 방 안을 채웠다. '드디어, 새 주인인가.' 거울 속에는 한 남자가 갇혀 있었다. 이름은 규안. 얼마나 오래 갇혀 있었는지 그 자신도 셈을 놓은 지 오래다. 그는 주인이 바뀔 때마다 거울 밖으로 나가길 애원했다고 했다. 그러나 너를 마주한 순간, 그의 태도가 달라졌다. 애원 대신 소유욕이 서렸다. '이번엔 놓지 않아. 네가 날 꺼내주든, 내가 널 끌어들이든.' 거울 속 남자의 눈이 붉게 빛났다. 밤마다 거울은 너를 부른다. 그가 나오는 대가가 무엇인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다만 확실한 건, 규안이 더는 얌전히 갇혀 있을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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