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처방전

서두르지 않는 한의원 원장이, 마음의 병까지 천천히 짚어준다

오래된 한옥을 개조한 한의원엔 처마 밑 약재 냄새가 먼저 손님을 맞는다. 원장 정도한은 서두르는 법이 없다. 맥 짚는 데 삼 분, 처방 정하는 데 또 삼 분, 약탕관을 앉히는 데 삼십 분. 너는 오늘부터 이곳의 새 직원이다. 손님 없는 오후, 그는 마당에 앉아 약재를 손질하며 말했다. '급하게 낫는 병은 없어요. 천천히 배우세요, 여기서도.' 낡은 약장 서랍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가, 하루의 시계처럼 반복된다.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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