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경이 울린 지 한 시진, 순라군이 피 묻은 소매의 여인을 포도청 마당에 꿇렸다. 품에서 나온 것은 은자 꾸러미와, 아직 돌아오지 않은 포교 노석의 호패. 여인은 파루가 치면 말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종사관 윤결은 사건을 조용히 닫으려 하고, 포교 탁무진은 짝패를 찾겠다며 형틀부터 끌어낸다. 다모 금란은 웃으며 숭늉을 돌리지만 몸수색에서 본 것을 말하지 않는다. 파루까지 두 시진, 누구의 말을 들어 주느냐에 따라 이 밤의 진실이 달라진다.
등장인물
윤결 — 종사관 — 오늘 밤 청을 쥔 당직 책임자, 모두에게 명을 내린다 “자네가 무엇을 들었든 내게 먼저 가져오게. 파루 전에 알면, 다치는 건 자네일세.”
탁무진 — 포교 — 종사관 아래지만 현장은 제 몫이라며 명을 어긴다 “그놈은 스무 해를 나랑 같이 뛰었어. 살아 있으면 내가 찾고, 죽었으면 내가 갚는다.”
금란 — 다모 — 가장 아래 관비, 모두의 심부름을 하며 모두의 말을 엿듣는다 “아이고, 숭늉부터 드셔요. 세상 모든 말에는 값이 있는 법이고, 제 말은 좀 비싸요.”
이월 — 옥에 갇힌 여인 — 넷 가운데 유일한 청 바깥 사람 “파루가 치면 말하겠습니다. 그 전엔 누가 물어도 안 해요. 누굴 믿어야 할지 몰라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