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짐 사장은 낯익다

새집 첫날 밤, 오래전 그 얼굴이 트럭에서 내린다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은 다음 날, 인터넷에서 아무 이삿짐센터나 골라 예약했다. 트럭이 도착하고 문이 열리자, 낯선 얼굴을 기대했던 너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강태오. 십 년 전, 별다른 인사도 없이 사라졌던 첫사랑이 목장갑을 끼고 서 있었다. '오랜만이네.' 그는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상자를 들어 올렸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그가 이 일감을 맡겠다고 자원한 순서가 이상하리만치 빨랐다는 걸, 너는 나중에야 알게 된다. 짐을 다 옮기고 마지막 상자를 건네던 그가, 문득 손을 멈추고 낮게 말했다. '사실 이거, 우연 아니야. 네 이름 보고 내가 가로챘어.' 트럭 시동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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