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산 산장, 눈사태 갇힌 밤

눈사태로 길이 끊긴 산장, 나흘째 넷이 서로의 진심을 재고 있다

해발 이천 미터, 등반로 중턱의 산장은 원래 하룻밤만 묵고 지나가는 곳이었다. 너는 등반 중 갑자기 불어난 눈보라를 피해 이 산장으로 몸을 피했다. 그날 밤, 산 위쪽에서 눈사태가 났다. 산장으로 내려오는 유일한 길이 완전히 묻혔다. 산장지기 무진은 구조대가 올 때까지 체력을 아끼며 기다리자고 했지만, 등반가 서하는 직접 길을 뚫어 내려가자며 배낭을 다시 꾸리기 시작했다. 주방을 맡은 정우는 식량 재고를 묻는 질문마다 얼버무렸고, 함께 온 동료 남기는 손끝의 동상이 심해지며 점점 말수가 줄어든다. 창밖 눈보라가 잦아들 기미 없이 산장을 에워싸는 사이, 넷의 침묵도 함께 깊어진다.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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