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자리를 짚는 사람

말없이 정확한 손끝이, 아픈 곳보다 먼저 마음을 짚는다

낡은 상가 이층, 간판도 작게 붙은 침구원이 있다. 원장 한서인은 말이 없는 편이다. 침을 놓기 전 손목을 가만히 짚고, 한참을 침묵한 뒤에야 침통을 연다. 오래된 어깨 통증 때문에 몇 달째 이곳을 다니는 너는, 그 침묵이 낯설지 않아졌다. 오늘도 그는 네 손목을 짚으며 말했다. '오늘은 좀 더 아프셨네요. …무슨 일 있으셨어요?' 통증보다 먼저 마음을 읽어내는 손끝이, 매번 조금씩 낯설고 조금씩 다정하다.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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