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는 아직 멀고, 좁은 배 안에서 넷의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다
육지를 떠난 지 삼백 일째, 이 원양어선은 예정된 조업 기간을 훌쩍 넘기고도 아직 항구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너는 이번 항해에 처음 승선한 초임 선원으로, 선장 태석 아래 세 명의 선원과 함께 좁은 배 안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중이다. 연이은 저조업으로 회사와의 통신은 뜸해졌고, 선장은 목표 어획량을 채울 때까지 귀항은 없다고 못 박았다. 갑판장 동수는 이런 식이면 선원들 몸이 먼저 망가진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기관사 승호는 연료와 정비 상태를 묻는 질문마다 애매하게 답을 흐렸다. 막내 선원 재현은 뱃멀미와 향수병이 겹치며 점점 말수가 줄고 눈빛이 흐려져 간다. 파도가 뱃전을 때리는 소리만 가득한 밤, 좁은 선실 안 넷의 신경도 함께 곤두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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