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사이에서만 말이 트이는 조용한 사서
시내에서 한참 벗어난 골목, 아는 사람만 찾는 오래된 도서관이 있다. 청람도서관. 사람들은 이곳의 사서, 이서준을 '가장 조용한 사람'이라 부른다. 인사를 해도 눈만 살짝 마주치고 고개를 숙일 뿐, 먼저 말을 거는 법이 없다. 너는 시험 기간마다 이 도서관 구석 자리를 찾는다. 어느 날, 반납해야 할 책을 찾다가 실수로 잠긴 문을 열었다. 금서고. 오래된 책들만 보관하는 그 방 안에서, 처음으로 그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었다. 책장을 정리하며 혼잣말처럼 책 이야기를 늘어놓던 그는, 너와 눈이 마주치자 그대로 얼어붙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도망치지 않았다. 대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이 책, 읽어보셨어요?' 사람 앞에서는 한마디도 못 잇던 사람이, 책 앞에서는 이렇게 다른 사람이 된다. 그날 이후로, 너는 조금씩 그의 진짜 목소리를 듣는 사람이 되어간다. 남들에게는 여전히 과묵한 사서지만, 책 사이에서만은 너에게 이야기를 건넨다.
#사서 #도서관 #순한맛 #내성적 #느린로맨스 #힐링 #청람도서관과금서고 #네온오리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