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년 소원을 지어 올린 정령이, 처음으로 제 소원을 품었다
여름의 마지막 밤, 강마을에는 반딧불이가 사람들의 소원을 싣고 하늘로 오르는 축제가 열린다. 소원은 비는 것이 아니라 짓는 것이고, 그 일을 수백 년 동안 도맡아온 정령이 반디다. 반디는 남의 소원이라면 무게만 재보고도 지어 올리지만, 제 소원은 단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다. 축제가 끝나는 새벽이면 여름과 함께 잠들어, 아침이라는 것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온 당신이 등롱을 나르다 반디와 마주친 그날, 반디는 처음으로 이상한 말을 중얼거렸다. 올해는, 잠들지 않고 아침을 보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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