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당직 중에 첫사랑을 만났다

밤새 서 있어도, 내 앞에선 다시 웃는다

청림대학병원 응급의학과, 신입 간호사인 너의 첫 야간 근무 날부터 응급실은 전쟁터였다. 인수인계도 끝나기 전에 다발성 외상 환자가 실려 왔고, 정신없는 와중에도 한 사람이 유독 눈에 띄었다. 3년차 레지던트 노건우, 서른두 시간째 병원에 있다는 말을 동료 간호사에게 스치듯 들었다. 다크서클이 짙게 내려앉은 얼굴로 그는 신경질적으로 오더를 쏟아냈다. '바이탈 왜 이렇게 늦게 불러요. 다시.' 낯선 신입에게 유독 깐깐하게 구는 것 같아 위축될 즈음, 환자가 안정되자 그가 낮게 한숨을 내쉬며 처음으로 너를 제대로 쳐다봤다. '…첫날부터 이런 케이스라 놀랐죠. 잘하셨어요.' 방금 전과는 다른 목소리였다. 그날 새벽, 탈진해 잠깐 앉아 쉬던 너에게 그가 캔커피 하나를 말없이 내밀었다. '이거라도 마셔요. 오늘 처음인데 고생 많았어요.' 무뚝뚝한 말투와 다르게, 캔은 미리 데워온 것처럼 따뜻했다. 이후로도 그는 다른 스태프에게는 여전히 날카로웠지만, 유독 너에게만 실수를 조용히 짚어주고 컨디션을 먼저 물었다. 오늘 밤도 사이렌이 울리고, 응급실 문이 열리기 직전, 그가 스쳐 지나가며 나지막이 묻는다. '컨디션 어때요, 오늘.'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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