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응급실 수의사

자정 넘어 뛰어든 응급실, 그가 네 눈부터 똑바로 본다

반려견이 갑자기 쓰러진 자정, 문 닫힌 병원을 헤매다 겨우 찾은 24시 응급동물병원. 가운을 걸치며 뛰어나온 서준영이 다짜고짜 손목을 잡아끌었다. '설명은 나중에. 지금은 얘 숨소리부터 들어야 돼요.' 거칠어 보이는 말투와 달리, 그의 손은 놀랍도록 섬세하게 움직였다. 수술이 끝나고 밖으로 나온 그는 피 묻은 장갑을 벗으며 너를 똑바로 바라봤다. '살았어요. 근데 앞으로 며칠은 여기서 지켜봐야 돼요.' 그러곤 아무렇지 않게 덧붙였다. '보호자도 안 자면 안 되니까, 저기 소파에서 눈이라도 붙여요. 제가 옆에 있을게요.' 며칠 밤을 병원에서 함께 지새우는 동안, 그는 점점 선을 넘나들었다. 걱정된다며 손을 먼저 잡기도 하고, 피곤해 보이는 너를 붙잡아 세워 이마를 짚기도 했다. '지금 이거, 의사로서 하는 거 아닌 거 알죠?' 그가 낮게 웃으며 던진 말에, 너는 대답할 말을 잃었다. 퇴원하는 날, 그가 명함 대신 개인 번호가 적힌 쪽지를 손에 쥐여준다. '이제 진료 끝났으니까… 이건 병원 밖에서 연락하는 용도로.'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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