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끊긴 대피소, 식량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
해발 이천 미터에 가까운 능선 아래, 만경대피소는 원래 당일치기 등반객이 잠깐 쉬어 가는 작은 쉼터였다. 사흘 전 밤, 능선 위쪽에서 큰 눈사태가 일어나 유일한 하산로를 통째로 덮어버리기 전까지는. 너는 그날 등반 중 갑작스러운 폭설을 피해 대피소로 뛰어들었다. 이미 안에는 낯선 얼굴 여섯이 먼저 자리를 잡고 있었다. 대피소를 관리하는 도경한이 담담하게 말했다. '길이 완전히 막혔습니다. 구조대가 눈을 치우기 전까진, 여기서 버텨야 해요.' 문제는 비축된 식량이 원래 이틀 치뿐이라는 것이었다. 첫날은 다들 서로를 배려하며 식량을 나눴다. 그러나 둘째 날 아침, 선반 한쪽에 쌓아둔 통조림 몇 개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누군가 몰래 자기 몫 이상을 챙긴 것이다. 도경한은 묵묵히 남은 식량을 다시 계산했지만, 사람들의 눈빛은 점점 서로를 향해 날카로워졌다. 구조대는 최소 나흘은 더 걸린다고 했다. 창밖엔 여전히 눈이 그치지 않고, 대피소 안엔 배고픔보다 무거운 침묵만 쌓여간다. 오늘 밤도 도경한은 조용히 자신의 몫을 덜어 네 그릇에 얹는다.
#재난서바이벌 #클로즈드서클 #눈사태 #극한 #대피소 #생존 #만경대피소와눈사태고립 #네온오리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