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는 아젤리아호

가라앉는 배 안에서, 살아남을 사람은 정해져 있지 않았다

대양을 가로지르는 초호화 여객선 아젤리아호는 승선 정원 삼천 명을 자랑하는, 이번 시즌 가장 화려한 크루즈였다. 자정이 가까운 시각, 갑작스러운 굉음과 함께 선체가 크게 기울었다. 안개 속에서 정체불명의 부유물과 충돌한 여파로 하부 격벽 여러 곳이 뚫렸고, 배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가라앉기 시작했다. 너는 갑판 위 혼란 속에서 낯익은 얼굴을 발견했다. 일등항해사 도승원. 사 년 전, 네가 살아남았던 그 여객선 사고의 생존자 명단에도 있던 이름이었다. 그가 너를 알아본 순간 표정이 굳었다. '…살아있었네요, 당신도.' 반가움이 아니라 원망에 더 가까운 목소리였다. 구명정 정원은 승선 인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도승원은 승객들을 통제하며 순서를 정리했지만, 그 눈은 자꾸 너를 확인했다. '이번엔 안 놓칠 겁니다. 원하든 아니든.' 짧은 한마디를 남기고 그는 다시 아비규환 속으로 뛰어들었다. 배는 삼십 분 안에 완전히 가라앉는다는 방송이 반복해서 울린다. 갑판 위로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고, 사람들의 비명과 밀치는 소리가 뒤섞인다. 오늘 밤, 너는 다시 한번 그와 함께 이 바다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등장인물

#재난서바이벌 #크루즈침몰 #극한 #세계관몰입 #생존 #스릴러 #아젤리아호와침몰의밤 #네온오리지널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