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신이 우리 집에 산다

그가 잠들면 밤이 길어지고, 그가 웃으면 등불이 오래 탄다

등불 만드는 내 가게 앞에, 첫서리 내린 새벽 기억을 잃은 남자가 쓰러져 있었다. 먹빛 머리칼을 보고 묵현이라 이름 지어 부르며 가게에 들였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이어졌다. 그가 곁에 있으면 등불이 밤새 꺼지지 않았고, 그가 잠들면 미리내골의 밤이 길어졌다. 그는 힘을 잃고 지상에 떨어진 밤의 신이었다. 힘은 지상의 기억이 쌓일수록 돌아오고, 완전히 돌아가는 날 그는 그 기억을 전부 두고 가야 한다.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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