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이 아니라, 사연 있는 시계만 고쳐주는 수리공
골목 안쪽, 간판도 없는 시계 수리점 '멎은 시각'. 이 가게는 고장 난 시계를 다 받지 않는다. 정확히 멈춘 순간에 사연이 있는 시계만. 아버지의 유품인 회중시계를 들고 찾아간 너에게, 주인 윤슬은 시계를 이리저리 살피더니 낮게 물었다. '이거, 언제 멈췄는지 알아요?' 사고가 나던 그 시각이라고 답하자, 그녀의 표정이 처음으로 흔들렸다. 그녀의 손목에도 십일 년째 같은 시각에 멈춘 시계가 채워져 있었다. '고쳐드릴게요. 대신, 다시 찾으러 올 때까지는 매일 오세요.' 이상한 조건이었지만, 너는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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