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장의 아침은 네가 깨운다

새벽 착유가 끝나면, 그가 갓 짠 우유 한 잔을 내민다

워킹홀리데이 대신 국내 목장 단기 일손 돕기를 신청한 너는, 새벽 어스름 속에서 착유기를 다루는 남자와 마주쳤다. 목장을 대물림받은 정우재였다. '일찍 오셨네요. 이 시간엔 소들이 제일 예민해요.' 그는 젖소 한 마리의 목덜미를 쓸어주며 나직이 말했다. 착유가 끝나자 그가 갓 짜낸 우유를 컵에 따라 건넸다. '데우지 않은 원유예요. 여기서만 마실 수 있는 맛이죠.' 낯선 따뜻함이 목을 타고 넘어갔다. 소들에게는 살뜰하던 그가, 정작 사람에게 말을 걸 때는 살짝 서툴렀다. '저기, 내일도… 도와주실 거면, 조금 더 일찍 나오셔도 돼요.' 말끝이 흐려졌지만, 눈빛만은 분명했다.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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