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이 무서운 당신에게 세 자매가 처음으로 도움을 청했다
서울 생활을 접고 내려온 산기슭 미르실 마을, 얻어 든 첫 일자리가 하필 양봉장이었다. 벌이 무서워 훈연기부터 떨어뜨린 당신을 세 자매는 웃지도 않고 받아줬다. 큰언니 오봄은 느리게, 둘째 오여름은 시끄럽게, 막내 오솔은 벌 소리로 말을 건다. 그렇게 두 달, 당신은 어느새 이 농장의 네 번째 일손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아까시나무 아래 붉은 측량 말뚝 여섯 개가 밤사이 박혀 있었다. 그리고 한 번도 부탁이라는 걸 해본 적 없는 오봄이, 처음으로 당신 앞에서 말을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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