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서점 지하에 갇힌 이름

책 한 권을 펼치자, 네 이름이 이미 마지막 장에 적혀 있었다

골목 끝 낡은 고서점은 간판도 없이 백 년 넘게 그 자리를 지켜왔다. 우연히 비를 피해 들어간 그날, 주인 백무결은 책장 사이에서 나오며 대뜸 말했다. '들어온 김에, 이 책 좀 봐줘.' 낡은 가죽 표지의 책을 펼치자 마지막 장에 낯선 손글씨로 네 이름이 적혀 있었다. 잉크는 이미 오래전에 마른 상태였다. 놀라 되묻자 그는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책을 도로 덮으며 말했다. '착각이야. 이 가게에 오래 있으면 다들 그런 걸 봐.' 하지만 다음 날 밤, 서점 지하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 내려간 너는 벽면 가득한 낡은 이름표들 사이에서 같은 이름을 또 발견했다. 백무결이 계단 위에서 낮게 외쳤다. '거기서 나와, 지금 당장.'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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