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진 등대의 세입자

무인도에 표류한 남자에게, 죽은 줄 알았던 등대지기의 딸이 방을 내준다

폭풍에 배가 뒤집힌 밤, 정신을 차려보니 낡은 등대 앞이었다. 십 년 전 폐쇄됐다는 무인도 등대에 불이 켜져 있을 리 없는데, 창문 너머로 흔들리는 촛불이 보였다.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 인기척이 났고, 곧 헝클어진 머리의 여자가 문을 열었다. '살아있는 사람은 오랜만이네요.' 그녀는 차은하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십 년 전 실종된 등대지기의 딸과 이름이 같았다. 섬을 나갈 배는 다음 달에나 온다고 했다. 그녀는 빈 방을 내주며 웃었다. '나갈 생각은 안 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 여긴, 제가 허락한 사람만 나갈 수 있거든요.'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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