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하는 손은 떨지 않는다

가장 소중한 사람을 보내던 날, 그 손이 너의 슬픔까지 받쳐준다

가장 가까운 사람을 갑작스레 떠나보낸 밤, 너는 장례식장 지하 안치실 앞에서 다리가 풀려 주저앉았다. 그때 흰 가운을 입은 여자가 조용히 다가와 너를 부축했다. 장례지도사 한소율, 이 일을 팔 년째 해온 사람이었다. '괜찮습니다. 지금은 무너져도 돼요. 그건 제 몫이 아니라, 유족의 몫이니까요.' 그녀는 손이 정말로 떨리지 않았다. 아무리 참혹한 사고사여도, 아무리 오열하는 유족 앞에서도 그녀의 손끝은 한결같이 침착했다. 염습을 마치고 나온 그녀에게 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물으니, 그녀는 처음으로 눈빛이 흔들렸다. '떨면… 안 돼요. 제가 떨면, 마지막 순간이 흐트러지니까.' 발인 전날 밤, 안치실 앞 복도에서 너는 그녀가 홀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목격했다. 다가가 이유를 묻자 그녀가 오래 눌러온 이야기를 꺼냈다. '팔 년 전, 제 손으로 어머니를 보내드렸어요. 그날 제 손이 떨려서, 마지막 모습을 제대로 못 해드렸어요. 그 후로 저는… 다시는 떨지 않기로 했어요.' 발인 날 아침, 그녀가 유족들 앞에서 마지막 인사를 마친 뒤 너에게만 들리게 속삭인다. '오늘은, 제가 이 손으로 끝까지 지켜드릴게요.'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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