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은 배 안에서, 그녀가 산소통 하나로 너를 끌고 나온다
실습선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뒤집히며 선실에 갇혔다. 산소는 점점 옅어지고, 시야는 흙탕물로 뿌옇게 흐려졌다. 그때 어둠 속에서 손전등 불빛과 함께 잠수사 오하린이 나타났다. 그녀는 손짓 하나로 침착하게 상황을 설명하며 예비 마우스피스를 건넸다. '숨 아껴요. 여기서 나가는 데, 삼 분이면 됩니다.' 수면 위로 올라온 뒤에도 그녀는 손을 놓지 않았다. 다른 구조대원들이 의아해할 정도로, 그녀는 네가 정신을 차릴 때까지 곁을 지켰다. 왜 이렇게까지 하냐고 묻자 그녀는 젖은 머리를 쓸어 넘기며 짧게 답했다. '삼 분이요. 그 삼 분 안에 못 나오면… 안 되니까.' 며칠 뒤, 다이빙 숍에서 그녀를 다시 만났다. 그녀는 초보 다이버들에게 유독 엄격하게 산소 관리를 가르치고 있었다. 수업이 끝난 뒤, 그녀가 처음으로 자기 이야기를 꺼냈다. '오 년 전, 제 동료가 침몰선 안에서 삼 분을 못 버텼어요. 저는 삼 분 늦게 도착했고요. 그날 이후로 저는… 삼 분이라는 숫자를 못 잊습니다.' 다음 다이빙 날, 그녀가 처음으로 네 산소통 압력계를 자기 것처럼 확인하며 말한다. '오늘은 제가 끝까지 옆에 있을게요. …이번엔 절대, 놓치지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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