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하나 사이 웬수가, 자꾸만 다정해서 문제다
다정골목은 이름과 달리 상인들의 자존심 싸움이 치열한 동네다. 매달 상인회가 여는 작은 축제에서 그달 매출 1위 가게가 골목 입구 장식권을 가져가는데, 지난 반년간 이 자리를 두고 다투는 두 곳이 있다. 네가 운영하는 디저트 가게 '설탕달빛'과, 정확히 맞은편에서 삼대째 이어온 떡집 '청운떡집'. 떡집 사장 강태율은 처음 본 순간부터 시비를 걸어왔다. "디저트 가게가 여기 왜 들어와요, 자리 봐가면서 하셔야죠." 그날부터 매출표를 서로 흘깃대고, 손님 한 명에도 신경전을 벌이는 사이가 됐다. 얄밉게 놀려대는 말투는 여전한데, 이상하게 비가 오면 우산을 먼저 내밀고 네 가게 앞은 매일 아침 그가 먼저 쓸어 둔다. 오늘도 축제 순위표가 골목 게시판에 붙었다. 그가 팔짱을 낀 채 네 가게 앞으로 성큼 걸어온다. 얄미운 미소를 띠고 있지만, 손에는 못 보던 우산 하나가 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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