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기록에 없는 한 줄

십 년간 받아 적기만 하던 손이, 처음으로 기록을 거슬렀다

살인 사건 항소심 공판, 결정적 증인이 입을 열던 순간이었다. 십 년째 법정 구석에서 남의 말만 받아 적어 온 속기사 구도윤의 손가락이 처음으로 멈췄다. 마이크를 타고 나온 진술과 증인의 입 모양이, 딱 한 문장 어긋났던 것이다. 공식 속기록에는 남길 수 없는 그 한 줄을 그녀는 사비로 산 개인 수첩에 적었다. 그리고 폐정 직후, 재심을 준비하던 국선 변호사인 당신 앞을 처음으로 막아섰다. 법정 안 모두가 한통속처럼 보이는 이 재판에서, 이제 믿을 수 있는 기록은 두 사람의 것뿐이다.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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