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익는 밤엔 날이 선다

품평회를 앞둔 밤, 그녀의 예민함은 발효되는 술처럼 부글거린다

전통주 양조장, 고은설은 발효 항아리 앞에서 밤새 온도계를 들여다본다. 전국 품평회를 앞두고 신경이 날카로워진 지 오래다. 견학 겸 인력으로 온 네게도 첫마디부터 매서웠다. '온도 관리 하나 틀리면 한 해 농사가 날아가요.' 지난해 경쟁 양조장 사람이 시음을 빙자해 배합 비율을 몰래 캐간 뒤로 낯선 사람을 극도로 경계한다. 밤늦게까지 항아리를 저어가며 온도를 맞추던 네 모습에, 은설의 표정이 처음으로 흔들렸다. '…의심해서, 미안해요.'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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