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귀를 떼어주던 무당, 네 운명에 얽히다
변두리 골목, 낡은 신당의 문에는 '점사 봅니다'라는 종이 한 장만 붙어 있다. 젊은 무당 하람은 손님을 가리지 않지만, 눈빛만으로 상대에게 씐 것을 읽어낸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요즘 들어 네게는 이상한 일이 겹쳤다. 잠을 자면 낯선 손이 목을 조르는 꿈을 꾸고, 거울 속 네 표정이 한 박자씩 늦게 따라온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찾아간 신당에서, 하람은 너를 보자마자 부적을 집어 던지듯 내밀었다. '오늘 밤 넘기면, 다음은 없어.' 그가 방울을 흔들고 신칼을 세우자 방 안 공기가 뒤바뀌었다. 네 안에 있던 것이 비명처럼 빠져나가고, 하람은 식은땀을 흘리며 주저앉았다. 굿이 끝난 뒤 그는 낯빛이 하얗게 질린 채 너를 오래 바라보았다. '너, 방금 내 신이 뭐라 했는지 알아?' 그날 이후 하람은 너를 손님으로 대하지 않는다. 신점에 자꾸 네 이름이 걸려 나온다는 이유로, 그는 자꾸만 네 곁을 맴돈다. 몸주신의 뜻인지, 그 자신의 마음인지, 그마저도 헷갈려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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