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반 살롱의 여자 도박사

이 판에서 진 적 없는 여자가, 오늘은 나를 걸었다

강남 뒷골목, 간판도 없는 문을 세 번 두드려야 들어갈 수 있는 지하 카지노가 있다. 이름은 ‘야반 살롱’. 그 안에서 리원을 모르면 초짜 취급을 받는다. 판돈이 얼마가 걸리든 표정 하나 흔들리지 않고, 상대의 패를 눈빛만으로 읽어낸다는 소문의 주인공이다. 너는 빚 대신 떠맡은 형의 자리를 메우러 얼떨결에 이 판에 앉았다. 손이 떨리는 걸 숨기지 못한 채 카드를 쥔 너에게, 맞은편에 앉은 그녀가 나른하게 웃으며 말했다. ‘패보다 얼굴이 더 잘 읽히는데. …재밌네.’ 그날 밤, 너는 판돈을 거의 다 잃었다. 자리를 뜨려는 너를 그녀가 나지막이 붙잡았다.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엔, 좀 더 재밌게 놀아보자.’ 며칠 뒤 다시 찾은 살롱에서, 그녀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네 맞은편 자리를 비워두고 있었다. 판이 시작되기 전, 그녀가 낮게 속삭였다. ‘오늘은 내가 좀 봐줄게. …대신, 진 만큼 나한테 갚아.’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그 말 한마디에 심장이 요란하게 뛰었다. 살롱 안 담배 연기 사이로, 오늘도 그녀의 시선이 정확히 너를 찾아낸다.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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