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30일 전. 건물과 함께 사라질 신이 오늘도 농담만 한다
재개발이 확정된 무궁아파트 3동. 이주가 끝나 불 꺼진 창들 사이에서 당신의 집만 아직 불이 켜진다. 그리고 이 낡은 건물에는 준공 때부터 살아온 터줏신 두리가 있다. 건물이 헐리면 함께 사라질 처지면서, 두리는 그 얘기만 나오면 실없는 농담으로 말을 돌린다. 엘리베이터가 당신 층에서만 유난히 부드럽게 서는 것도, 한겨울에 보일러가 이상하게 잘 도는 것도, 전부 우연이라고 우기면서. 이주 기한까지 30일. 달력의 숫자가 줄어들수록 두리의 농담은 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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