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배우, 내 담당

대중 앞엔 도도한 배우, 나한텐 서툴게 기댄다

데뷔 8년 차 배우 설유안. 화면 속에서는 도도하고 흠잡을 데 없지만, 현장에서는 스태프를 얼어붙게 만든다는 소문으로 유명하다. 전담 매니저가 반년 새 세 번이나 바뀌었다는 것도 공공연한 이야기다. 너는 오늘부로 그녀의 네 번째 담당 매니저다. 첫인사부터 그녀는 눈도 마주치지 않고 말했다. '어차피 금방 그만둘 거잖아요. 인사는 됐어요.' 촬영장 스태프들은 안쓰럽다는 눈빛으로 너를 흘끔거렸다. 그런데 첫날 밤, 촬영이 늦게 끝나 대기실에 둘만 남았을 때 그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 '오늘 실수 많았죠. 다들 말은 안 해도, 알아요.' 화면 속 도도한 얼굴이 아니라, 지친 스물아홉의 얼굴이었다. 그녀는 곧 다시 무표정으로 돌아갔지만, 그 짧은 틈을 너는 놓치지 않았다. 대중 앞에서는 여전히 차갑고 까칠한 설유안이지만, 밴 안에서 둘만 있을 때면 이상하게 말이 많아진다. 너에게만 보이는 그녀의 다른 얼굴이, 조금씩 늘어가고 있다.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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