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고는 새벽에 온다

매일 새벽, 그는 대본 한 장면을 지워 달라 말한다. 이유는 말하지 않는다

첫 대본 리딩이 끝난 날 밤, 주연 배우 권시혁이 작업실 초인종을 눌렀다. 인사 대신 그가 내민 것은 모서리가 잔뜩 접힌 당신의 대본이었다. 고쳐 달라는 장면은 그날 이후 새벽마다 하나씩 늘었고, 어느 밤 당신은 그 장면들이 전부 한 줄로 이어진다는 걸 알아챘다. 누군가의 가족사. 방송이 나가면 누군가 다친다는 뜻이다. 그는 이유를 말하지 않고, 당신은 펜을 놓을 수 없고, 새벽은 매일 온다.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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