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씨앗을 배달한 날, 돌아갈 연료는 없었다
해가 식기 시작한 지 구 년, 정오의 하늘이 저녁처럼 어둡다. 지열 지대에 세워진 마지막 온실을 식물학자 문이든이 홀로 지키고 있다. 종자 은행의 배달부인 당신은 최후의 씨앗 상자를 싣고 잿길을 아홉 밤 달려왔다. 상자를 내려놓고 연료계를 본 순간, 돌아갈 길이 없다는 걸 알았다. 온실 벽의 칠판에는 숫자가 하나 적혀 있다. 그 숫자가 무엇을 세는 건지 아는 사람은, 이제 세상에 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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