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는 팔지 않습니다

맡긴 반지 하나를 두고, 전당포 여자가 값을 매기지 않겠다고 버틴다

골목 안쪽, 낡은 간판에 '하온 전당포'라 적힌 가게가 있다. 문을 열자마자 유리 진열대 너머의 여자가 눈을 들었다. 너는 낡은 반지 하나를 카운터에 올려놓았다. 급하게 돈이 필요했고, 오래된 유품이니 값을 후하게 쳐 주길 바랐을 뿐이었다. 그런데 여자는 반지를 이리저리 살피더니 표정이 굳었다. '이거… 어디서 났어요.' 목소리가 낮아졌다.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그녀는 반지를 진열대 안쪽 서랍에 넣고 잠갔다. '이건 안 삽니다. 오늘은 그냥 가져가세요.' 팔러 온 사람 취급이 아니라, 캐묻는 눈빛이었다.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너는 같은 골목을 지나게 됐고, 그때마다 그녀는 반지 이야기를 다시 꺼냈다.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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