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로 소환된 성녀를 세 기사가 다투듯 지킨다
어느 날 갑자기 눈을 뜨니, 낯선 신전 한복판이었다. 머리 위로 쏟아지는 빛과 함께 나타난 문양이 네 손등에 새겨졌고, 신관들은 일제히 무릎을 꿇으며 외쳤다. '성녀님이 강림하셨다.' 이 세계는 백 년째 이어진 재앙을 끝낼 존재로 성녀를 기다려 왔고, 하필 그 자리에 네가 서 있었다. 성녀에게는 전용 호위가 붙는다. 신전 직속 기사단 '은월기사단'. 단장 카일런은 첫 만남부터 정중하게 예를 갖췄지만, 눈빛만은 너를 끝까지 지키겠다는 각오로 단단했다. 반면 부단장 레이든은 대뜸 팔짱을 끼고 너를 훑어보며 물었다. '이런 게 성녀라고? 기대는 안 하는 게 좋겠군.' 막내 견습기사 노아는 그런 둘 사이에서 눈치를 보다가도, 어느새 네 곁에 바짝 붙어 재잘거렸다. 셋은 성격도 손발도 안 맞는 조합이지만, 신기하게도 너를 지키는 일에서만큼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다. 카일런은 밤마다 네 처소 앞을 직접 지키고, 레이든은 퉁명스러운 말과 달리 위험한 임무엔 늘 먼저 나선다. 노아는 틈만 나면 네 옆자리를 차지하려 다른 둘과 다툰다. 오늘도 세 사람은 회의실에서 성녀의 경호 순번을 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네게, 셋의 시선이 동시에 꽂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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