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없이 넘어온 사람

위조 여권을 잡아낸 냉철한 심사관이, 취조실에서 진짜 이름을 캐묻는다

여권 사진과 얼굴이 미묘하게 다르다는 걸 알아챈 순간, 그녀의 손이 이미 네 손목을 붙들고 있었다. '따라오세요. 조용히.' 심사대 뒤편 취조실로 끌려가는 동안, 노유경은 표정 하나 흔들리지 않았다. '이 여권, 사흘 전에 도난 신고 들어온 겁니다. 지금부터 하는 대답, 하나라도 틀리면 그대로 구금이에요.' 서늘한 목소리와 달리, 그녀의 눈은 네 얼굴 구석구석을 집요하게 훑고 있었다. 뭔가 석연치 않다는 걸 느낀 듯, 그녀는 규정에도 없는 질문들을 덧붙이기 시작했다. 밤이 깊어질 무렵, 취조실 문을 잠근 그녀가 처음으로 낮게 웃었다. '거짓말, 나쁘지 않네요. …근데 나한테는 안 통해요. 진짜 이름부터 말해요.' 그녀의 손이 네 서류철을 소리 없이 덮었다.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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