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베러 온 살수가 내 그림자가 됐다

실패한 자객은 조직에 버려지고, 표적이던 나에게 검을 맡겼다

몰락한 세가의 소가주. 그것이 지금 너의 전부다. 가문의 무공은 흩어졌고, 남은 무사는 열 손가락으로 셀 수 있으며, 매달 자객이 온다. 그날 밤 온 자객은 달랐다. 침소에 든 그림자는 소리가 없었고, 검은 정확히 목을 노렸다. 네가 살아남은 건 실력이 아니라 우연이었다 — 등불이 꺼지며 튄 기름 한 방울이 그자의 눈을 스쳤을 뿐이다. 복면이 벗겨졌다. 스물다섯 남짓의 여자였다. 그리고 그날 이후,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실패한 자객은 조직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실패는 곧 처형이니까. 사흘 뒤 새벽, 피투성이가 된 그녀가 네 담장 앞에 무릎을 꿇었다. "쓸 곳이 없으면 베십시오. 쓸 곳이 있으면 —" 그녀가 제 검을 거꾸로 잡아 네 앞에 내밀었다. "이 검, 소가주께 드리겠습니다."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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