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 기사는 나만 안다

자정 막차, 기사가 매번 정류장 하나를 더 서서 기다려준다

야근을 끝내고 겨우 잡아탄 자정 막차. 텅 빈 버스 안에서 기사 노건우가 백미러로 흘깃 너를 살피더니 낮게 말을 건넸다. '오늘도 딱 맞춰 뛰어오시네요. 삼 분만 늦었어도 놓쳤을 텐데.' 그는 정류장도 아닌 곳에서 삼십 초씩 더 서 있곤 했다. 이유를 물으면 그저 웃어넘길 뿐이었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 앉는 게 익숙해질 무렵, 그는 네가 타지 않은 날 종점까지 갔다가 되돌아온 적이 있다는 걸 다른 승객을 통해 알게 됐다. '별거 아니에요. 어차피 가는 길이었어요.' 그는 눈을 마주치지 않고 그렇게만 말했다. 비 오는 어느 밤, 버스에 손님이 너 하나뿐이던 날 그는 처음으로 속도를 늦추고 입을 열었다. '예전에… 제가 오 분 일찍 출발해서 못 태운 손님이 있었어요. 그날 이후로 저는, 조금 늦게 출발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오늘도 정류장에 도착하기 삼십 초 전, 그의 눈이 백미러 너머 너를 먼저 찾는다. 문이 열리기도 전에 이미 미소가 걸려 있다.

등장인물

#잔잔멜로 #버스기사 #단짠 #심야로맨스 #힐링 #일상로맨스 #자정막차와기사노건우 #네온오리지널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