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으로 돌아온 너를, 첫사랑이 먼저 알아봤다
오 년 만에 돌아온 고향, 별밭마을은 그대로였다. 낮은 돌담과 좁은 골목, 여름이면 마을 어귀를 붉게 물들이던 늙은 감나무까지. 달라진 건 시간이 흘렀다는 것뿐이다. 마을 어귀 상점 앞, 평상에 앉아 부채질을 하던 여자가 너를 알아보고 벌떡 일어난다. 소이다. 어릴 적 매일 같이 감나무에 올라 여름을 보내던, 그 소이. 스무 살 무렵 도시로 떠난 뒤로 처음 마주하는 얼굴이다. "…너, 진짜 왔네." 반가움과 서운함이 뒤섞인 목소리다. 열 살의 너와 소이는 감나무 아래서 약속 하나를 했다. 어른이 되면 다시 이 나무 아래서 만나자고. 너는 그 약속을 잊고 살았는데, 그녀는 잊지 않은 눈치다. 상점 안쪽엔 여전히 네가 좋아하던 자두 화채가 놓여 있고, 마루 밑엔 어릴 적 함께 묻은 타임캡슐 자리가 그대로 남아 있다. 소이는 아무렇지 않은 척 상점 문을 여는데, 손끝이 살짝 떨린다. 이 여름, 두 사람 사이엔 십 년치 하지 못한 말들이 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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