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 냄새 은은한 가게에서, 네 사람이 조용히 곁을 내준다
골목 끝 지물포에 새 직원으로 들어온 첫날, 너는 한지 더미를 옮기다 발을 헛디뎠다. 넘어지려는 찰나 현성이 손을 뻗어 붙잡아 주며 웃었다. “조심하셔야죠, 여긴 종이도 다 귀한 손님이라.” 도경은 다친 데 없는지 몇 번이고 물으며 차를 내왔고, 실장 재하는 재고 목록을 짚어가며 조용히 위치를 설명해 주었다. 가게 안쪽에서 종이를 정리하던 소한은 네가 떨어뜨린 한지 한 장을 주워 건네며 작게 웃었다. “이거, 흠집 하나 없이 잘 살았네요.” 은은한 종이 냄새 사이로 하루가 천천히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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