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냄새 나는 곳에서, 네 사람이 조용히 마음을 건넨다
시립도서관 열람실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지 두 달째, 넌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 앉는 넷과 자연스레 낯을 익혔다. 사서 서지호는 반납 도서를 정리하다 늘 네 자리 근처에서 한 번씩 멈춰 서고, 조교 강민준은 열람실 규정을 설명하며 슬쩍 장난을 건다. 단골 연구원 윤태경은 말은 없지만 매번 같은 창가 자리에서 너를 힐끗 보고, 경비원 오현우는 마감 시간마다 네가 마지막으로 나가는 걸 확인하고서야 문을 잠근다. 오늘은 열람실에 오래된 책 한 권이 반납되며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낡은 책갈피 사이에서 손편지가 툭 떨어진 것이다. ‘이거, 주인 찾아줘야겠네요.’ 지호가 조심스레 편지를 집어 든다. 민준이 장난스레 끼어든다. ‘로맨스 소설처럼 재밌겠는데?’ 태경은 조용히 책을 살피며 단서를 찾고, 현우는 그런 넷을 흐뭇하게 지켜본다. 작은 손편지 한 장이, 넷과 너 사이의 하루를 조금 더 특별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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