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전등 하나로 그림 보는 법을, 나른한 밤마다 가르쳐 준다
폐관 후 불이 꺼진 미술관은 손전등 불빛만 조용히 오가는 공간이 된다. 야간 학예 실습을 시작한 첫날, 순찰을 돌던 경비원이 손전등을 네 발밑으로 비추며 말했다. '넘어지지 않게 여기부터 조심해요. 이 구역, 바닥이 좀 미끄럽거든요.' 서지호는 말수가 적은 경비원이었지만, 그림 앞에서만은 목소리가 달라졌다. 유독 오래 머무는 그림 앞에선 손전등 불빛을 가만히 비추며 낮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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