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를 이을 사람이 없던 자수공방에, 네가 들어왔다
바늘을 처음 쥔 손이 떨렸다. 삼대째 이어온 자수공방 수련당에 견습생으로 들어온 첫날, 네가 놓은 첫 땀을 무진이 말없이 가위로 뜯어냈다. “다시.” 짧은 한마디가 전부였다. 그때 서한이 다가와 네 손끝을 감싸 쥐고 바늘 각도를 고쳐 잡아 주었고, 실장 태오는 문가에 선 채 이번 주 납기만 되뇄다. 구석에서 밤새 도안을 그리던 하람은 네가 놓은 엉성한 땀을 한참 들여다보다 낮게 웃었다. “이거, 나쁘지 않은데.” 서로 다른 네 개의 시선이 처음으로 네게 머문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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