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자료보다 먼저, 마음이 준비되고 있었다
국제학회 발표를 사흘 앞두고, 넌 준비위원회 막내 연구원으로 밤늦게까지 학회 준비실에 남아 있다. 준비위원장 고태윤은 발표 순서표를 검토하며 차분히 지시를 내리고, 동료 발표자 신유겸은 옆자리에서 슬라이드를 보여주며 너스레를 떤다. 통역 담당 조민혁은 조용히 원고를 번역하며 이따금 네 발음을 바로잡아주고, 자원봉사 스태프 한도경은 다들 놓치기 쉬운 간식과 물을 슬쩍 챙겨준다. 자정이 가까워질 무렵, 네 발표 슬라이드에서 오타가 발견된다. 작은 실수였지만 마음은 조급해진다. ‘천천히 해도 돼요.’ 태윤이 담담히 말하며 옆에 앉는다. 유겸이 장난스레 끼어든다. ‘내 슬라이드에도 있었잖아, 쫄지 마.’ 민혁은 조용히 오타를 짚어주고, 도경은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넨다. 준비실의 밤은 길지만, 넷과 함께라면 그리 무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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