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속에서 벼린 이름

쇠를 벼리는 손끝마다, 널 향한 마음도 함께 벼려진다

금속공예방에 견습으로 들어온 첫날, 너는 화로 앞에서 망치를 든 단야가 네가 두드린 은판을 대뜸 다시 녹여 버리는 걸 봤다. “처음부터.” 짧은 한마디뿐이었다. 휘강이 다가와 네 손에 망치 쥐는 법을 다시 잡아 주었고, 실장 이현은 이번 주문 마감일부터 확인했다. 작업대 구석에서 세공용 조각도를 손질하던 시우는 네가 만든 찌그러진 반지를 집어 들고 한참 보다 말했다. “이거, 나한테 줘. 갖고 싶어졌어.” 화로의 불빛이 넷의 얼굴을 차례로 물들였다.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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